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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빅토르 바자렐리: 반응하는 눈>
내 눈을 의심하는
환상적인 전시 추천
옵아트의 아버지 '빅토르 바자렐리'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대형 회고전을 열었습니다. 바자렐리의 작품은 어릴 적, 눈의 신기한 움직임을 자극했던 착시 미술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미술을 잘 모르는 분들도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하죠.
이번 전시는 한국과 헝가리의 수교 33년을 기념하는 전시인데요. 바자렐리의 모국 헝가리의 ‘국립 부다페스트 미술관’과 ‘부다페스트 바자렐리 미술관’이 소장한 200여 점의 걸작을 선보입니다. 생소한 장르인 ‘옵아트’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도 곁들인 이번 전시를 소개합니다.
전시실에 입장하면 작가의 인상적인 <자화상(1941)>이 있습니다. 의대를 꿈꾸던 작가는 드로잉을 배우고 처음 미술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하죠. 작가가 의학도에서 예술가로 커리어를 바꾸면서 그래픽 디자이너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초반에는 기성 미술 특징인 물감을 두껍게 칠하고, 부드러운 곡선을 사용한 상업 디자인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자렐리는 이 시기를 ‘실패했던 시기’라고 생각하며, 이후 기성 미술의 한계를 벗어난 작가만의 예술 장르를 시도합니다.
작가의 유명 작품 중 하나인 <얼룩말>은 기하학적 패턴 무늬로 표현했는데요. 윤곽선 없이 교차된 선만으로도 얼룩말 두 마리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작가의 작품을 보다 보면 컴퓨터 그래픽 같은 정교함이 묻어납니다. 기술이 발전한 오늘날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당시 작가가 직접 색과 모양에 일정한 코드를 기입해 작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선과 사각형의 모양은 모두 계산돼 있습니다. 작가는 평면 속에서 3차원을 구현했는데요. 보는 사람에 따라 형태가 오목해 보이기도, 튀어나와 보이기도 하는 착각을 줍니다.
<빅토르 바자렐리: 반응하는 눈>은 한국에서 옵아트를 마주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전시 끝엔 캔버스 속 입체적 작품이 아닌, 실제 입체 작품도 볼 수 있는데요.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듯한 시각적 공간 경험도 재미를 더해줍니다. 또한, 얼룩말 무늬 소용돌이가 연상되는 공간 속 포토존과 어린이 미술 체험존도 있어 옵아트를 즐겁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매주 평일 11시, 14시, 16시 전시실 입구에서 예약 없이 진행되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참여해 보세요. 미술을 잘 모르더라도 바자렐리의 작품은 어렵지 않으니까요. 누구와 함께 봐도 좋을 빅토르 바자렐리의 반응하는 눈. 연초에는 가까운 사람과 ‘내 눈을 의심할 옵아트의 세계’로 빠져보세요.